버~얼~~써 부터 봄이 왔다고 부산에서 진해에서 서울에서 생중계를 해 댔는데
도데체 봄님은 나처럼 주위구경 다 하고 지리산에 오르려는 지 콧잔등도 안보이더만
화가나 있는 내게 미안했는가 몇일전 부터 히끄무리한 안개에 둘러 쌓여 벗나무, 버드나무 뒤에서 콧배기를 살짝 살짝 보이더니만
어제, 오늘 빗 속에서 짠하고 고운모습을 완전히 드러낸다
봄님이 드디어 우리집 마당에 오셨으니
어제는 처음으로 앞마당의 한모퉁이에 밭을 갈아서
산에서 캐어와 한귀퉁이에 심어 두었던 당귀와 천궁과 작약을 옮겨 심고
그곁에 무더기로 심겨져 있던 참나물들 포기 나누어 참나물 밭 한고랑 만들고
또 그곁에 부추와 달래밭도 한고량 만들어
여기저기에서 자라나고 있는 황국들 캐어서 밭둘레에 담을 쌓고 나니
오늘 아침 7시 기상시간을 넘기고 8시도 넘어서야 주방으로 출근을 하였는데
온몸이 어찌나 쑤시던지
괞히 일찍 일어나서 밥상차려놓은 언니한테 한마디 한다
"언니가 어제 나 때렸어?~~"
오늘 아침 메뉴는 구수한 누룽지 밥에 어제 언니가 저 밭에서 캐어 담은 쌉쌀하고 맵싸한 갓김치에
얼마전 할머니 제사때 남겨놓았던 소고기 에 봄 화고버섯 잔뜩 넣고 달달 볶은 소고기 버섯볶음!
봄 밥상에 찌푸렸던 몸은 언제그랬느냐 한다
이제부터는 봄 님이 우리집에 왕림 하셨으니
우리 밥상이 엄청나게 화려해 질 것이다
요즘은 봄화고버섯을 생으로 먹고 지져먹고 국물에 넣어먹고 먹고 먹고 먹고... 화고버섯 잔치집이다
오늘은 그 버섯을 서울로 지방으로 택배를 보내기로 하였었는데 하루종일 비가 내린다
스치로플 박스에 이쁘게 포장하고 나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는데
에구구 택배 보내주기로 하였던 안보살님이 잊어 먹고 함양엘 벌써 나가셨네
하는 수 없이 모두 다 냉장창고에 다시 집어 넣고는 커피한잔 들고 봄시찰 다닌다
여기? 여기는 신체단련장? ㅋㅋ 산에서 제일 소중한건 건강한 몸둥아리!
그걸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7시에 기상하여 커피한잔 마시고는
으샤으샤?~~ 이제는 더 젊어 질 수 는 없지만 더 빨리 늙지는 말아야겠지
아 참! 어제 이 소박한 밭뙈기도 일구었었지
지난해 겨울에 심어 놓았던 봄동인데 겨우내 잠을 자던 씨앗들이 이제사 나오기 시작하길레 비가오는 틈을 타서 모종을 하였었지
밭 한가운데에 있는 소나무아래 작은 텃밭에
비가 오니 더욱 싱싱하네
나는 우리집 둘레를 시찰하고 구름은 건너편 숲을 시찰하고............
우리집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른 아랫짐
몇년 전 까지만 하여도 이곳은 우리집 한집 뿐 이었었는데, 원래 대지터였던 곳을 외지인이 사서 저너머로 도로를 내고 집을 짓더니
도로는 포장을 안하여서 모두 폐여 쓰지 못하게 되고 집은 봄, 여름 주말에만 온기도는 주말별장이 되어 있다
뒷마당에는 지난 늦가을 심어 놓은 양파가 얼어죽은 놈은 얼어 죽고 산놈은 쑥쑥 자라고 있다
집옆엔 창고가 앞쪽엔 냉동창고와 냉장창고고 그리고 운동장과 그안에 빨래줄이 걸려져 있네
건너편 산엔 정말 이틀 사이에 멋진 수채화가 그려져있다
아마도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저 수채화도 곧 지워지겠지....
나와 언니의 건강한 피부의 비결 약찜 싸우나 실!
여기는 겨울주방난로와 사시사철 운영되는 사우나실을 때는 땔감의 집
바람이 심하게 불던 얼마전에 후다닥 날라가서 다시 주어 제자리에 놓느라 힘이 들었네
우리집 큰 일군 포크레인!
저 위에 떨어져 있는 우리집 뒷간
방문을 열면 보이는 앞산 미인능선
오늘 하루종일 비가 내리더니 저녁을 먹고 뒷간을 갔다가 오는 사이 하늘이 열렸다
~~~~~~~~~캬!
햇님이 저 구름 속을 뚫고 나오듯
봄이 겨울을 밀어 붙치고 올라오듯
나와 나를 아는 이들 그리고 나를 모르는 이들의 삶도 그러하기를
아!
너무나 짧은 봄날의 하루가 빗 속에서 가버렸지만
지난 겨울 앞마당에 내어버렸던 썩은 마늘도 싹이 나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깊은 숲속에서도 꽃들은 만개하였네
아!
지금은 내 마음에도 중년의 봄이 찾아와 한발한발 봄을 걷고 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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