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불산에 오는 가을 와불산에 오는 가을 반야봉 너머로 해가 지고 달이 따라 지며 산을 물들이더니 밤새 소나무 이파리 살랑살랑 흔들어 붓질 하여 가을물을 들여 놓았네 아침 햇살 가을을 물고 하봉 꼭데기에 내려 앉으니 다람쥐 볼 가득 가을 담기 바쁘구 와불산 등산객 한해 익히기 바쁘겠네 카테고리 없음 2022.09.30
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3ㅡ 다시 배낭을 메고 두번째로 봐 놓은 곳으로 오른다 미끄러운 가파른 바위경사면을 발에 힘을 꽉 주고 한발을 완전히 확보한 후에 조심스레 또 한발을 좁다란 트렉사이에 끼우고 몸을 일으키는데 따가운 산딸기 가시나무가 팔을 깨문다 그래도 방해 받지 않고 오히려 가시가 적은 쪽을 잡.. 산순이 일기 2018.12.07
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2ㅡ 11. 14 쌀쌀한 바람에 눈을 뜨니 공기 구멍으로 조금 열어 놓은 텐트문으로 어스름한 새벽이 들어온다 피곤한 몸에도 어김없이 새벽이 들어찬다 그 새벽사이를 뚫고 바람 소리 같은 폭포 소리가 들려 온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오늘은 또 어떤길이 나타날까? 그래도 큰 불안은 없다 .. 산순이 일기 2018.12.07
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1ㅡ 죽음을 등에 지고 무언가를 좋아하며 해 본 적이 있는가? 당귀캐러오른 대륙폭포골 ㅡ1 ㅡ 11. 13 - 우리집 약창고에 산당귀가 떨어져 산당귀 캐러 산에 오른다 4박5일치 먹을거리와 입을거 잠잘거를 챙겨 등에 짊어지고 칠선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초입부터 성가시게 국공직원과 마.. 산순이 일기 2018.12.07
중봉의 밤 하늘도 땅도 시커먼 중봉의 밤 눈 먼 바람만이 잠 못 이루고 천왕봉을 바쁘게 넘네 어느새 하얀 운해 바람에 실려 와 봉우리를 따라 넘고 외로운 반쪽달 운해 따라 오더니 하늘로 올라가 버리네 반쪽달 하늘에서 반쪽 찾아 헤메다가 능선 너머로 들어가 버리면 숨어 있던 반짝 별.. 산과시가있는 나의이야기 2018.08.29
반달 반달 누구의 소행일까 반으로 뚝 잘린 달 어디에 숨겼을 까 뚝 잘린 반쪽 달 바로 옆에 두었다네 그림자의 소행이라네 누가 잘라 났나 반으로 뚝 잘린 나 어디에 숨었을까 뚝 잘린 반쪽 나 지리산을 샅샅이 뒤져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네 산과시가있는 나의이야기 2018.04.07
눈에서 캔 냉이로 담은 김치 눈에서 캔 냉이로 담은 김치 눈 속에서 냉이를 찾으니 한소쿠리가 되네요 한뿌리 씩 잡아 뿌리를 잡고 흐르는 물에 흔들어 씻어 소금에 살짝 절여서 잘 절여진 냉이에 파, 마늘, 생강 넣고 새우젖 다진것과 소금으로 간을 맞춰 태양초 고추가루 솔솔 뿌려 살살 버무리면 이 세상에 하나 밖.. 지리산송대 우리집이야기 2018.04.07
지리산에 살다 2. 산에 정착한다는 것 산에 정착한다는 것 많은 도시 사람들이 왠만치 살만 해 지면 전원에서 사는 삶을 꿈 꾸지만 거의 반백년을 익숙하게 살은 편안한 삶을 떠나서 척박한 세상에서 새 삶을 꾸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꿈으로만 간직하다가 죽고 또 .. 산순이 일기 2018.03.26
지리산에 살다 1. 산순이 송대에 자리잡다 어제 낮 꼬부랑 농부 할머니가 봄 냄새를 맡으셨는지 쬐그만 밭뙈기에 쭈구리고 앉아 감자 심으시겠다고 밭고랑을 만들어 놓으시고 해지자 공장 앞 논가에서 깨꾸락지 눈을 떴는지 깨골깨골 온 밤 세상을 뒤덥더니 어느새 검은 밤 커튼 걷히고 열린 뿌연 새벽창에, 하얀 세상! 경칩 샘하.. 산순이 일기 2018.03.21
다르다 달라 1. 시선 니눈 내눈 제눈 눈이 틀린데 보는건 당연히 틀리지 서있는 위치가 틀리니 보이는건 당연히 달라. 다르다 달라 왜 틀리느냐 우기지 좀 마라 답답한 사람아! 2. 마음 속의 그림 니맘 내맘 제맘 맘이 틀리니 생각하는건 당연히 달라 생각이 틀리니 말이 통 할 수 있나 귀를 열고.. 작은그릇의 상념 201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