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3ㅡ 다시 배낭을 메고 두번째로 봐 놓은 곳으로 오른다 미끄러운 가파른 바위경사면을 발에 힘을 꽉 주고 한발을 완전히 확보한 후에 조심스레 또 한발을 좁다란 트렉사이에 끼우고 몸을 일으키는데 따가운 산딸기 가시나무가 팔을 깨문다 그래도 방해 받지 않고 오히려 가시가 적은 쪽을 잡.. 산순이 일기 2018.12.07
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2ㅡ 11. 14 쌀쌀한 바람에 눈을 뜨니 공기 구멍으로 조금 열어 놓은 텐트문으로 어스름한 새벽이 들어온다 피곤한 몸에도 어김없이 새벽이 들어찬다 그 새벽사이를 뚫고 바람 소리 같은 폭포 소리가 들려 온다 여기가 어디쯤일까? 오늘은 또 어떤길이 나타날까? 그래도 큰 불안은 없다 .. 산순이 일기 2018.12.07
당귀 캐러 오른 대륙폭포골 ㅡ1ㅡ 죽음을 등에 지고 무언가를 좋아하며 해 본 적이 있는가? 당귀캐러오른 대륙폭포골 ㅡ1 ㅡ 11. 13 - 우리집 약창고에 산당귀가 떨어져 산당귀 캐러 산에 오른다 4박5일치 먹을거리와 입을거 잠잘거를 챙겨 등에 짊어지고 칠선계곡으로 들어서는데 초입부터 성가시게 국공직원과 마.. 산순이 일기 2018.12.07
지리산에 살다 2. 산에 정착한다는 것 산에 정착한다는 것 많은 도시 사람들이 왠만치 살만 해 지면 전원에서 사는 삶을 꿈 꾸지만 거의 반백년을 익숙하게 살은 편안한 삶을 떠나서 척박한 세상에서 새 삶을 꾸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참으로 힘든 일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사람들은 꿈으로만 간직하다가 죽고 또 .. 산순이 일기 2018.03.26
지리산에 살다 1. 산순이 송대에 자리잡다 어제 낮 꼬부랑 농부 할머니가 봄 냄새를 맡으셨는지 쬐그만 밭뙈기에 쭈구리고 앉아 감자 심으시겠다고 밭고랑을 만들어 놓으시고 해지자 공장 앞 논가에서 깨꾸락지 눈을 떴는지 깨골깨골 온 밤 세상을 뒤덥더니 어느새 검은 밤 커튼 걷히고 열린 뿌연 새벽창에, 하얀 세상! 경칩 샘하.. 산순이 일기 2018.03.21
자연의 흐름속에서 죽음과 맞닥트린 날 입춘의 문이 열리자 느닷없이 들어오는 청춘의 봄바람 오랜 시간에 장사 없다더니 힘 잃은 겨울바람이 미쳐 방비도 못 하고 훅 물려 가더니 엇그제는 다시 기운 얻어 눈가루 몰고 와 온 산에 뿌리고 기세등등하게 제자리를 빼앗았지만 이네 청춘의 봄바람에 쫒겨 한낮도 못 되어 눈은 .. 산순이 일기 2016.02.20
장화신고 오른 와불산 ㅋ 산 사람 위주의 식단으로 죽은이의 상을 먼저 차리고 추모의 예를 다 갖춘 후, 접시 하나씩 들고 내려와 게다리 하나씩 뜯고, 새우껍데기 벗겨 한입가득 우겨넣고, 참치와 연어는 기름장에 찍어 김 싸서 입안에 녹이고, 발사믹식초소스 얹은 양상치로 입가심하고, 잘 익은 두툼한 소고기.. 산순이 일기 2016.02.15
철좀 들어라 몇일 전 눈오는 날 우리집 철 좀 들어라 내나이 오십 두눈엔 노안이 어깨엔 오십견이 배에는 나잇살이 무릎엔 관절염이 어느새 와있지만 가슴만이 팔팔하다 짝사랑 그이만 떠올리면 쿵쾅쿵쾅 쿵쾅쿵쾅 집떠날 배낭만 만지작 거리면 쿵쿵쿵 쾅쾅쾅 쿵쿵쿵 쾅쾅쾅 내 나이 인제 오십 가슴.. 산순이 일기 2016.01.15
설악선녀님과의 지리첫눈산행 아직 가을은 다 가지 않았는데 벌써 찾아온 햐얀 눈 2013년 11월11일 지리산에 내린 첫눈 몇해 전 노루궁둥이 덕에 도솔선생님 일행을 알게 되었고 도솔선생님 덕에 담화린님을 벗으로 두게되었으며 담화린님 덕에 설악선녀님 우리집에 두번째 왕림하시어 일,월 같이 하게된 산행 설악선녀.. 산순이 일기 2013.11.11
성하로 가는 지리산 1 - 산에 가고 싶어! 20대 직장장이 시절 사무실에서 장부를 적는데 느닷없이 밀려오는 생각 '이렇게 사는 것이 사는 것인가?' 중학교 학창시절 끝모를 공식들을 외워가는데 한켠에서 스물스물 이는 생각 '이러한 것이 생활하는데 얼마나 쓰일까?' 내가 조금만 더 생각이 깊었다면 '그럼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 산순이 일기 2013.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