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속 까지 씻길 듯 맑고 깨끗한 가을 볕
그러면서 태양 아래서 타는 듯 뜨거운 가을 볕
오르면 오를 수록 하늘과 가까워 지는가
중봉으로 향하는 길가엔 하늘이 지척 입니다
큰 산의 큰 나무
가문비나무 구상나무가 떡 버티고선 중봉에 가을 하늘이 내려 왔습니다
오늘은 중봉의 원시림 사이를
가을 볕이 내려와 산책을 합니다
그 길을 나도 같이 걸어 봅니다
온 몸엔 빨간물을 들이고
입은 귀에 걸치고....
사쁜 사쁜 가을사이를
사쁜 사쁜 가을볕 타고
뛰는 듯 나는 듯....
나의 중봉 아저씨!
중봉에서 가까운 거리지만 항상 배낭을 내려 놓고 그 그늘 아래서 쉬었다 가던
언제나 한번 카메라에 담아 보려나....
몇번을 시도하여도 화면에 다 들어오질 않아
가지 몇개 하늘과 담아 봅니다
나의 작은 집 중봉
가을로 곱게 치장을 한 중봉이 오늘 나의 집 입니다
물은 중봉 셈터에서 뜨기로하고 헬기장을 그냥 지나쳤는데
가을볕과 노닥거리다 오느라 점심시간이 지난시간 중봉에 도착하였습니다
우선은 집터를 볼 요량으로 얼마전 새로 발견한 멋진 전망대가 있는
숲속의 텐트사이드로 내려서는데 이미 다른사람이 차지한 모양입니다
포기할 요량으로 돌아서려다가 그래도 아쉬워 전망대에 서 봅니다
이미 다른 주인이 생긴 이곳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뭐하고
인사만 하고 뒤돌아 서서 중봉으로 올라섭니다
속이 상했는지 오기가 발동하여 오래전 내 텐트사이드를 찾아가 봅니다
반야봉이 바로 앞에 보이는 서쪽 벼랑에 북서풍이 유난히도 불어대는 내 청춘의 사이드
불행히도 천왕봉서 바로 보이는 관계로 몇 해 전부터는 사용하지 못하였었는데
그랬더니 사이드는 점점 작아지고 어느해인가는 폭탄까지 설치되어 있고...
다행히 오늘은 폭탄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들어오는 길목 곳곳에 냄새나는 폭탄들과 하얀휴지들
저런것들을 볼 때마다 속이 상하지만 누구에게 하소연 할 사람도 없고
쓰레기는 정말 안 보인다 싶을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자신의 엉덩이는 그리도 소중한가
조금만 숲 속으로 들어가서 낙엽들을 치우고 볼일을 보면 될것을
풀밭 여기저기 심지어는 반반한 텐트사이드에까지
폭탄을 설치하는 사람들. 어떤 얼굴인지 정말로 보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물휴지까지...
호사하러 산에 오는 것은 진정 아닐진데
조금만 산과 남을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중봉을 찾는 손님들께 주인이....
어찌 이야기가 그리로 갔는지
하여간 오기가 발동을 하여 오늘은 천왕봉에서 보이든 말든
오늘은 오랫만에 추억이 깃든 이 곳에서 유하기로 하고 짐을 내려놓습니다
물 길러 간 샘터에도 한팀이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긴 황금 연휴에 중봉은 만원 입니다
얼마만의 물 구경인가?
많은 사람이 찾는 알사람은 다 아는 이 샘터는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늘 깨끗합니다
물빽에 물을 가득 담아 가지고 샘터에서 조금 내려가
나무에 걸어놓고 수도꼭지를 틀어 놓고 머리를 드리댑니다
산에서 씻는일 - 산에서 무슨 호사냐지만 내겐 일상 생활입니다
먹고 자고 싸고 씻고 나는 지리산에 사는 동물과의 사람입니다
깨끗한 등산객이 되어 샘터로 돌아 옵니다
다시 빈 물백에 물을 채우고 있는데 아까 그팀의 한사람이
"물 길으셨어요?"하고 묻는데 그말은
'뭐하는데 그리 오래계셨어요?'하는 말이다
"내" 하고 짧은 대답을 하고 중봉으로 올라섭니다
내 쉼터에 앉아 원두 커피 한잔 끓여 마시는 맛은....
일찌감치 집을 짓고 밥을하려고 가지고 온 부식을 꺼내보니
잡곡이 2일치 밖에 아니될 듯 십네요
그런데 어찌 라면은 이리 많이 챙겼는지 신라면3개에 짜파게티 하나
녹두부침하나 새우튀김 몇마리
오늘은 그냥 라면과 부침으로 때우고
내일 아침은 지나다 경치좋은 곳서 짜파게티 하나 끓여먹고
내일 저녁 물 많은 세석에서 밥구경을 해볼까나?
식단을 다 짜고 나니 점심도 안먹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알았어 지짐한장에 약주 한잔 넣어주마!'
대낮부터....
몇해 전 서 부터 중봉에 있는 내게 사람들이 묻습니다
"사진 찍으세요?"
"아니요!"
중봉꼭대기엔 이미 작가님들이 진을 치고 계시고
나는 저 한켠에서 지는해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맑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 옵니다
애가 타는 작가님들의 목소리가 들려 옵니다
사는 모습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나처럼 지리산생활이 좋아 짐지고 돌아다니며 노닥거리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저렇게 뭔가 성취를 하려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있고
하지만 산은 아랑곳 안코 지 맘데로 입니다
그 모습에 울고 웃는 사람들
그래서 산에서 조차도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봉에서 늘상 보는 그림입니다
애타는 작가님들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는 빨게 가지고 덩그라니 구름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혼자 무섭지 않으세요"
무서운게 있지요
바로 공원직원들입니다
온갖 불법행위는 다 하고 다니는 나는 몸에 얼마의 돈이 붙어 있는 지 모릅니다
산에서 하는 나만의 산생활
과연 언제까지 가능할까?
또 나처럼 다니는 산사람은 얼마나있을까?
또 나처럼 지리산을 제집으로 누릴 수 있는 다음세대는 얼마나 될까?
이런 저런 상념이 드는 중봉의 밤 입니다
잠도 안오고 집을 나와 중봉꼭데기로 오릅니다
그런데 구름속에서 벌겋게 머리를 내밀고 있는 것은....
함양시내의 야경위로 붉은 달이 떠오릅니다
밤중엔 동쪽하늘의 빨간 달님과 놀고
새벽엔 서쪽하늘에서 고사목에 달님을 달아 놓고 놀고
중봉에서의 놀이는 밤 낮이 없습니다
햇님은 어제 반야봉을 넘어가던 모습과 어쩜 그리 똑같은 모습으로 떠오르던지....
햇님이 물들인 하늘처럼
중봉의 작가님들의 마음도 애를 태웁니다
다시 집을 부수고 짐을 싸 등에 메고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깊은 가을로 향합니다
지리의 화려한 가을 속 으로 깊이 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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