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순이의 인도여행기

2. 하루 - 비행기에서

산순이 2012. 5. 24. 20:53

하루 - 비행기에서

 

싼 비행기를 찾다보니

비둘기호를 탔다

아니 비둘기호는 환기라도 되는데

이 소형 비행긴

환기도 안 되는 비둘기호다

바로 앞에 앉은 젊은 청년도

인도여행을 처음으로 가는지

인도여행가이드를 앞에 놓고 결연한 뒷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조카 뒤만 쫒아 다닌다.

돌아올 땐 혼자 와야 하는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내일일은 난 모르겠다.

 

밤늦게 델리에 도착

조카가 있으니 나는 장님이 되어 뒤만 쫒아 다닌다.

 

그리 춥지는 않다

맨 시멘트벽의 싸구려 여관

천정에 달린 커다란 선풍기 날개가 더운 지방임을 알린다.

이제 여행의 시작인가 보다

그래도 잠은 온다.

 

 

이틀 - 델리에서 혼자되다

 

조카는 인도에 적응이 되어 그런지 잠도 잘 잔다.

늙어 새벽잠이 없는 것도 아닌데, 괜히 설레이어 그러는지 일찍 깨 뒤척이다

델리 구경하러 여관 문을 나선다.

빠하르간즈! 라는 곳이다

그냥 우리나라의 70년대 시장 골목 같은 생각이 든다.

듣던 대로 거리에는 소들이 활보하고 있고

군데군데 푸짐한 소똥들이 방치되어 있다

이른 아침이라 샷타 내려진 가게들 사이에 어지러운 쓰레기들만이

어제의 소란함을 알려준다.

숙소의 방향을 계속 확인해 가며 조금 더 내려가니

아침을 준비하기위해 야채가게들은 문을 열었고

한 끼 한 끼를 꾸려야하는 사람들은

고단한 얼굴로 싼 가게를 찾아 발길을 바삐 하고 있으나

그래도 소들에게는 인심이 좋아 선뜻선뜻 먹이를 던져준다

영어

중1 때부터 포기한 알파벳의 조합은

머리를 아프게 한다.

유란한테 기차역 버스터미널을 안내받고

안 잊어 먹게 머리에 새기려니

머릿속이 빨간 띠를 매고 반기들고 난리 들이다

유란과 헤어졌다

혹시 몰라 버스터미널을 혼자서 찾아가 본다.

다시 머리에 새겨 놓는다

나는 기차보다 버스가 더 좋더라.

터미널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볼까 돌아다녀 보았는데

근처에는 호텔하나 보이지 않는다.

너무 멀리 갈수도 없어 하는 수 없이 빠하르간즈로 다시 가기로 한다.

내 아끼는 고집 하나

길을 물어보지 않는 것

역시나 델리 역에서 출구를 잘못 나왔는지

눈 익은 풍경이 보이지 않는다.

무거운 배낭 메고

출구들을 여기 저기 드나 들어봐도 오리무중

하는 수 없이 맘에 드는 출구로 나와 조금 더 걸어 보았다

릭샤들이 뒤에서 무어라 부르며 나를 쫒아 오지만

아직은 자전거 택시를 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기웃거리며 조금 걸어가니 웬 인상 좋은 아저씨가 옆에서 미소 지으며 나를 쳐다본다. 에라, 모르겠다! 빠하르 간즈를 물어보니 쫒아 오라 표시한다.

조금 쫒아 가는데 대로변에서 나더러 우측으로 가라하고 자기는 웃으며 왼쪽으로 간다. 아무리 우측을 보아도 어제 본 풍경은 없는데..

아무래도 그 아저씨가 나를 놀렸나 보다!!

하는 수 없이 빽하여 오던 길로 되돌아 가다보니

경찰 복장 같은 황색스웨터차림의 아저씨가 보이길 레

잽싸게 달려가 “빠하르간즈?”하고 물어본다

-스트리트-라는 말에 고개를 들어보니

아 그래 저걸 건넜었는데..

바닥만 쳐다보고 걸어 다녔으니..

싼 방을 찾아 이곳저곳 다녀보았지만 괜찮은 호텔들은 터무니없이 비싸

하는 수 없이 유란과 묵었던 호텔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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