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겨울 종주길에서-
아버지의 산 천왕봉과
어머니의 산 반야봉이
벽소령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스셨구려
멋진 풍채에 당당한 위용의
아버지 천왕봉은
이제는 늙어 힘이 없는 재석봉을 지키고 스셨고
일출봉
연화봉
삼신봉
촛대봉 에게
사나이의 굳센 기상을 가르치셨구려
영신봉의 신령스런 산신과
칠선봉의 일곱선녀도 축복을 내리시고
덕평봉 아래 마르지 않는 선비샘은
깊은 산 기슭의 고결한 뜻 전하는구료
부드러운 미소에 인자한 모습의
어머니 반야봉은
노고할미를 등에 업으시고
삼도봉 불무장등으로
위용을 나타내시며
둥그스름한 토끼봉, 명선봉엔
평화로운 마음 흐르게 하시는구려
늠늠한 형제 형제봉은
어머니를 지키고 섯고
풍요로운 연하천 맑은샘은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을 전하는 구료
두분은 밤이 되면
벽소령에 달 올려놓고
두런두런 무슨이야기 나누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