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우연히 주어진 기회!
어디를 갈까? 생각을 하다 보니
세계의 지붕인 파미르고원을 가고 싶어 하던,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파미르고원....
구글 위성지도로 파미르고원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 옆에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천산산맥이 눈에 뛴다.
만년의 설산들이 줄줄이 이어있는 천산산맥, 그 중앙에 한텡그리가 우뚝 솟아 있다
아! 천산산맥으로 가야되겠다......
깊고 깊은 산에 들어가면 내가 산에 가는 이유를 알 수 있으리라.....
천산산맥은 중국과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에 걸쳐서 거대한 산맥을 이루고 있는데
키르키즈스탄에서 들어가기가 제일 쉬워 보인다.
준비 그리고 시작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키르키즈스탄행 비행기 표를 예매하였다
지도는 구글 위성지도를 확대하여 칼라 인쇄하였고
장비는 초겨울 야영 장비를 꾸리고
식량은 20일치를 모두 건조시켜서 준비하였다
그리고 8월10일!
인천에서 20여시간만에 키르키즈스탄의 마나스 공항에 도착하였는데
픽업을 약속하였던 게스트하우스의 직원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다행히 게스트하우스사장님과 통화가 되어 한 시간여의 기다림 끝에 픽업이 되었다
천산의 심연으로 들어가기 전 워밍업으로 계획한 알틴아라산 트레킹(Altyn-Arashan Trekking)에서
우연히 한국의 남학생 두 사람을 책임지게 되었고,
우여곡절 속에 6박7일의 워밍업을 마치고 돌아오니,
약속된 천산 행 허가서가 여자 혼자서의 긴 시간의 산행이라는 이유로
내일 내일로 미루어지다, 드디어 일주일 만에 허가서가 나오다.
220불이라는 많은 돈을 지불한 사륜택시는
높고 높은 산속을 3시간 동안이나 굽이쳐 돌고 오르고 하여
드디어 천산산맥의 깊고 깊은 곳에 나를 내려놓고
20일 후에 다시 이곳에 오기로 약속을 하고 가버렸다
자유 그리고 평화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리고 담보가 있어야 한다.
나는 죽음이라는 담보를 지불하고
자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30키로의 배낭을 메고 20일 동안이라는 약속을 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껏 가고
내가 자고 싶은 곳에서 마음껏 텐트를 쳤다
빙하에서 흐르는 계곡의 물살은 엄청난 힘으로
내 몸을 계곡 속으로 빨아들이려 하였으며,
발길에 체이는 산양의 해골들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굶주린 산짐승의 기운이 어서 내려가라 위협을 하였다.
사람의 냄새라고는 맡아 볼 수 없는
태초가 시작되기 이전의 적막 속에 울려 퍼지는
아주 먼 과거의 구멍에서 들리는 듯 한 새소리
수 만 년의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소리
수 천 개의 산을 휘도는 구름소리
숨 쉬는 것들을 쥐고 흔드는 바람소리
산을 무너트리고 가슴을 무너트리는 만년설산 너머의 굉음들
은하수조차 숨을 죽인 캄캄한 어둠
그 속에 내가 숨 쉬고 싶어 하던 자유가 있었다.
한바탕 거센 폭풍이 몰아치고
그 폭풍을 이겨낸 자의 그림자에
평화의 햇살이 드리워지기 시작하였다
중앙아시아 Tour Pl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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